
힐러로서 엄니 몸을 치유하고
엄니 친구분이 오셨길래 동무끼리 대화 편히 나누시라 하고
차를 몰아 집으로 향할 때만 해도
엄니 몸에 새겨진 험난한 역사에 대해
비교적 덤덤했다.
내부순환로를 달리던 중 갑자기
엄니가 친구분과 나누던 대화 한 자락이 떠올랐다.
“지하철 타고 경동시장 가서 참기름 직접 짜서
차비는 남아야하니까 동네 사람들한테 500원 더 받고 팔고
니들한테 한 병씩 주고..
그때가 좋았지..”
멀리 보며 툭 내뱉은 엄니의 좋았던 그때가
너무 소박한 거다, 너무…
차 안에서 대성통곡을 하며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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