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My Way Home 집으로

몰라서 재밌다

불확실성을 가능성으로 본다, 뻗어나간다

둥그내의 삶

최고의 선물

둥그내 2020. 8. 21. 19:50

두 살 무렵

12색 색연필 중

빨간 색이 없어진 걸 발견하고는

일 마치고 새벽1시에 돌아온 나를 붙들고

빨간 색을 찾아내라 울부짖어서

결국은 새벽 2시 넘어 당시 24시 영업 중이던

킴스클럽을 찾아가

빨간 색만 1 다스를 사게 만들었던 J

꼬맹이 때부터

외출할 때도 종이랑 필기구부터 챙기던 J

9살부터 만화가를 꿈꾸던 J

만화 캐릭터 코스프레 덕질을 위해서라면

새벽 잠도 쫓아내고 그곳이 어디든 달려가며

10대를 보낸 J

내 휴대폰 바탕화면의 그녀 J

지난 주 취직면접 보고

내년 1월 6일부터 출근하라는 통보를 받았어요.

엄니에게 제일 먼저 전화 걸어 알려드리고

지금 나는...

내 심장은 기쁨에 미쳐 날뛰고

내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온 몸 세포 하나하나가 시원하게 열리면서

합창하듯 춤을 추고

나 자신 대학합격 소식을 듣고

무중력 상태로 걷던 30여 년 전 딱 그때처럼

오늘도 무중력 상태로 걷고 있어요.

평생 잊지 못할

이 크리스마스 이브 선물을

마음껏 음미하며 누릴 거에요.

홀로 겨울은 외로우니

모여서 축제처럼 보내라는 뜻으로 온 것 같은

크리스마스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이브

 

2019.12.24

'둥그내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망  (0) 2020.08.21
목적지  (0) 2020.08.21
포기한 놈  (0) 2020.08.21
안녕을 고함  (0) 2020.08.21
이제 여기까지  (0) 2020.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