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무엇에나 어떤 상황에나
이 세상 자체에 빛과 그림자가 있음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나도 안다고 생각했다.
벌써 2년 정도 되었을까
머리 말고 가슴을 쓰라는 지적을 받았을 때
감각에 접촉이 안 된 상태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영화에 음악에 감동도 잘 하고
잘 울고 웃으니 나는 잘 느끼는 사람인 줄만 알았다.
아무런 판단 없이 나를 바라보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며
나에 대한 연구를 도와줄 누군가가 필요해서
합당한 돈을 힐러에게 지불하고 치유과정에 들어갔다.
내가 오직 나 자신만을 빼놓고 다른 것들만
잘 느끼는 사람이었던 게 알아지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내가 힐러가 되어버렸다.
내게 저런 지적을 했던 사람들은 참 답답했겠다.
원래 남의 눈에 더 잘 보이는 법이니까.
그런 나를 내가 답답하다 느끼고
스스로 깨고 나올 때까지
덜덜 떨면서 나 자신에게 두려움과 외로움을 허용하고
나의 속도로 걸어 터널을 통과했다.
터널 끝에서 나를 바라보니
머리 쓰던 이가 온몸을 부들거리며
얼어버린 가슴을 순간순간 호호 불어
가까스로 쬐금씩 녹여내고 딛은 한 걸음의
진정성과 무게가 보였다.
그것이 가슴을 쓰지 못하고 머리를 쓰도록
양육된 자의 ‘빛’이다.
그 발견이 나의 그림자를 끌어안아버렸다.
답답한 나를 스스로 허용할 수 있게 했다.
나에게 세상에 빛과 그림자가 있음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긍정하며 받아들일 수 있었다.
108배를 마치고 가만히 앉아 있을 때
떠오른 글귀가 ‘빛과 그림자’였다.
이 세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부처님 말씀에
깊이 절하고 또 길을 나섰다.
자폐 아들을 키운 경험
이성들과 맺은 지긋지긋한 관계의 경험
어린 시절 겪은 학대의 경험
운동권으로 겪은 조직문화의 경험..
그 모든 경험들이 힐러로서 공감력을 발휘하게 하는 자원으로
낱낱이 쓰이는 것을 경험하면서
힘든 순간마다 물러서지 않고 나를 치유하여
나의 취약함을 감추기 위해 입고 있던
두터운 에고를 한 겹 한 겹 다 벗고
내 모든 삶을 온통 자원으로 바꾸겠다는 선택을 한다.
나의 자유의지로 나의 자유와 나의 유익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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