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My Way Home 집으로

몰라서 재밌다

불확실성을 가능성으로 본다, 뻗어나간다

화두

연출가인가 단지 배우인가

둥그내 2021. 4. 19. 08:37

 

‘맨 온 더 문’에서 코미디언 앤디를 연기한 짐이
앤디가 되기 위해 어디까지 했는지
카메라 밖의 그를 담은 영상
짐을 보호하려고 미공개로 숨겨둔 영상이
20년 만에 세상에 드러나 다큐영화가 되었다.

부친으로부터 재능을 물려받은 짐은
부친이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자신의 재능과 꿈을 버리고 미국으로 와 회계사가 되고
50세 초반에 그 직업마저 잃었던 모습을 떠올리며
눈물짓는다.
그리고 질문한다.

“꿈을 버려도 실패할 수 있다면
꿈을 쫓는 쪽과 버리는 쪽, 어느 쪽을 선택하겠나”

짐은 꿈을 쫓았고 영화 3편으로 대성공한다.
부친 장례식에서 부친 주머니에 천 만 달러 수표를
고이 접어 넣어드릴 수 있을만큼.

칼날 같은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그리고
무섭게 오간 앤디가 되려고 짐이 자신을 철저하게 죽이고
앤디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짐은 앤디가 코미디라는 진주로 감싸고 있던 그의 내면
창의성을 끊없이 유지하기 위해 고통받은
그의 내면을 만나고 그 내면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만난 듯 하다.
자기를 죽이려 한 처절한 시도를 통해
역설적으로 자기를 만난다.

“모든 것을 다 해냈는데도 공허하더라”

짐처럼 우리도 우리가 맡은 배역을 사력을 다해 연기한다.
그리고 어느 시기 문득 깨닫게 해주는
짐에게 앤디 같은 어떤 ‘역할’이 있다.

그때 질문하게 된다.
“나는 내 삶의 무대의 연출가인가 단지 배우인가”

짐은 지금 이대로 아주 만족스럽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화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쓰레기도 누군가에게 귀중한 재산  (0) 2022.04.23
요즘 나를 들여다 볼 때 쓰는 거울  (0) 2021.07.26
좋은 해몽이란  (0) 2021.01.11
어느 단톡방에서 툭툭 던진 말(12.9)  (0) 2020.12.11
이원론과 불이론  (0) 2020.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