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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그내 치유&성장 일기

나를 엄마라 부르는 아이

둥그내 2023. 8. 13. 16:06

풍요워크샵 15일 챌런지 마지막 날
 
D1

2019년인가 춤을 추고 그린 그림을 들고 있는 동안 그 그림을 보고 여러 사람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며 10살에 돌아가신 아빠를 내가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처음으로 감각이 되어 눈물을 펑펑 흘렸던 순간이 있었다. 
조짐은 이미 있었다. 
그 즈음 돌아가신 아빠가 40년 만에 처음으로 내 꿈에 나타났었으니까. 

그러나 그때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빼꼼하니 자신을 드러내었던 연약한 강희는 당시 장을 이끌었던 이의 차가운 시선과 깊은 한숨을 느끼며 뒷골이 서늘해지고 몹시도 겁이 나서 더 깊이 숨어버린 것 같았다. 

그 경험이 힐링스쿨을 선택하게 했다. 1년 치유의 봄날 동안 힘을 회복한 후 2년 정도 아빠의 죽음과 그 이후의 삶이 안겨준 경험들 속에서 내 몸에 켜켜히 새겨진 상처의 기록들을 바라보기도 하고 회피하기도 하며 지내왔다. 

회피의 방식은 풍요워크샙 때 헤샘이 두 단어로 정리하셨듯 투사와 수치심 

회피가 펼쳐낸 드라마가 있었고 그 드라마의 역동을 지나며 무감각했던 자아에 매우 강렬하고 도전적인 자극들이 주어졌다. 회피의 드라마가 드리운 그림자에 대해 내가 져야할 책임들을 지며 여기까지 왔다, 헤샘은 물론 공동체 전체의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그리고 그저께 엄마.. 엄마.. 처음으로 소리내어 부르며 목놓아 우는 내게 헤샘이 여린 강희가 드디어 나오는구나.. 하셨을 때 그 하루를 보내면서, 2019년 나왔다가 깊이 숨어버렸던 여린 아이가, 지난 2년 동안 책임을 지는 성인 자아에 묻혀 그 시간 동안 입은 상처를 또 다시 무감각으로 대처했던 여린 아이가, 신뢰의 감각을 한층 더 회복하여 자신을 드러내기로 용기를 내었음을 자각했다.  

그날 엄마..엄마.. 하며 소리내어 통곡을 했던 건 분명 나였는데 어제부터 미묘하게 다른 느낌이 감지되었다. 내면의 여린 강희가 나를 엄마~ 엄마~하고 부르는 느낌 
소리로도 몸의 감각으로도 감정으로도 나를 엄마 엄마 부르면서 종알대기도 하고 슬프다고 울기도 하는 느낌 
그런 아이를 내가 엄마가 되어 돌보는 느낌 

이 묘하고 희한한 감각과 더불어 무심코 손이 가서 만져본 가슴차크라 부위에서 물리적인 깊은 통증이 느껴져 꼭꼭 계속 눌러주고 있다. 지난 번 오른쪽 콧대 통증을 계속 누르다보니 나중에 가려운 감각으로 변했다가 사라진 것처럼 이번에도 그럴 것 같은 느낌이다. 

나의 내면에 나를 엄마라 부르는 아이가 있다는 것을 느끼기 전과 후가 어떻게 달라질지 매우 흥미진진하다. 나의 ‘무지’에 속했던 내면 아이와 연결할 때 나의 ‘지’는 어떻게 쓰일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다음과 같은 확언에 좀 더 강력한 힘이 실릴 거라는 거 

“나는 나를 엄마라 부르는 이 아이를 돌보기 위해 최고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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