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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그내 치유&성장 일기

그림자는 고마운 존재이자 현상

둥그내 2023. 3. 1. 16:56

장자 (김학주 역, 연암서가) 671쪽에
망량罔兩(그림자 겉의 희미한 그늘)이 그림자에게
왜 그리 이렇게 저렇게 변하느냐 그 이유를 묻자
그림자가 뭔 그런 쓸데없는 것을 묻느냐
그 변화를 어째 나에게 묻는가
반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비유를 통해 장자가 무엇을 말하려는가 숙고해본다.

그림자의 변화는 그림자가 의지하고 있는 물건과
그 물건들을 비추는 불과 햇빛의 변화에서 그 이유를 찾을 일.

그림자는 주변 상황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겠다.

주변 상황의 변화를 살핀 후에는 반드시 다시
나로 돌아와 나의 변화를 살펴야 한다.
나의 어떤 에너지가 외부의 에너지를 당기거나 밀치며
그와 같은 상황을 만드는지 살피는 과정.
주변 상황이 바뀌길 원한다면 외부 현실을 바꾸려 들 게 아니라
이 과정을 거쳐 나를 변화시킬 일이다.

외부 현실이라는 그림자는 ‘나’라는 프리즘을 통해
내 안의 본성과 온전한 신성이 안팎에서 빛을 비추어
펼쳐진 것일 뿐.
그림자는 나를 알게 하는
나의 무엇을 변화시키고 싶은지 알게 하는
나의 변화를 알게 하는
고마운 존재이자 현상

변화를 지향하며 치유하고 성장하려는 이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그러니 그림자를 부인하려하면 할 수록
변화와 성장이 지체된다
물론 그마저도 자신의 선택일 뿐이고.

개에게 그림자를 물어 뜯긴 피터팬이 슬피 울 때
웬디가 그림자를 꿰매어주는 장면에는
전부터 느꼈지만 참 대단한 메타포가 들어있다.
여성성과 남성성을 통합하여 마침내
입체적으로 살아나는 내면아이
4바디 힐링에서 감정체 치유가 80프로라는 말에는
피터팬의 눈물 같은 절박한 가슴의 요청이 있다.
‘이분법으로 차갑고 단단하게 얼어버린 나를
따뜻하게 녹여주세요’


그림 저작권자 김주리
그림 저작권자 김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