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아카데미 발표팀이 첫 만남 때
‘레이키가 익숙하지 않다’는 의견을 함께 나누었다는
한 발표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레이키가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 내게는 어떤 의미일까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이 이어졌다.
신의 은총, 도, 기, 레이키..뭐라 부르든
세상 만물에 깃들지 않은 것이 없다는 개념을
내가 수용하고 있음을 전제로 할 때
레이키에 대한 익숙함과 낯섬이라는 감각은 사실
레이키가 현현하는 방식에 대한 익숙함과 낯섬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오랜 세월 스스로를 유물론자로 규정하며 살아왔으니
3차원 방식으로 현현하는 레이키에는 익숙하고
그런 방식에 편향되어 있었던 만큼
다차원 방식 레이키에는 아직 무척 낯설다는 의미이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내 입으로 할 때
쑥쓰러움을 느끼는 이유와도 닿아 있겠다.
일상에서 내가 택해온 모든 방식들을 점검하며
전복을 시도해보기로 하였다.
일단 학습 방식에서.
이론을 먼저 접하고 경험을 그 이론에 꿰어맞추어
이론을 강화하는 방식을 과감하게 덜어내고
직관에 따른 선택을 먼저 한 후에 내게 펼쳐진 현실 속에서
내 감정을 통해 의미를 파악하여 직관에 대한 자기 확신을 강화해간다.
그리고 관계 맺기와 소통에서.
감정적 소통에 무능한 엄마와 연결감을 느끼기 위해
내가 선택했던 소통 방법이 ‘질문하기’였는데
일자무식이라는 고통이 심했던 엄마는
나의 질문에도 고통으로 반응했었다.
이것이 나에게 학습시킨 소통 방식이 있다.
왠만한 궁금증은 묻지 않고 혼자 답을 찾는다.
훌륭한 자습의 태도를 기른 반면 조직 관계에서는 위험 요인이다.
혼자 나 잘났다 사는 사람은
묻고 도움을 구하며 자신의 삶을 꾸리지 못하는 이 태도를
조직에서도 계속 유지하기 마련이기 때문.
소통할 줄 모르는 골치덩어리가 되기 쉽다.
또 다른 측면.
타인의 질문에 어떤 식으로든 빨리 답을 하려 든다.
나의 질문에 고통스러워하던 엄마의 반응에 크게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내가 빨리 답하지 않으면 그 상황을 타인도 소통 단절로 느껴
상처 입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
초반에는 유능한 것으로 비춰질지 모르지만
그 시기를 지나면 공감 없는 해결사로 위치성을 고집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려는 동료의 경계선을 선의로 포장해 간섭하고 침범하거나
빨리 해결하지 않는 동료들에게 답답함을 느끼면서
어떤 식으로든 압력을 행사하게 되어있다.
그 끝은 고립과 외로움.
이 방식에 전복을 시도하고 있다.
프로젝트 발표를 앞두고 팀장에게서 아무런 기별이 없는 동안
팀원이나 팀장에게 ‘우리는 언제 모이는가’ 같은
질문을 던지며 3차원 방식의 소통을 시도하는 대신
레이키 심볼을 이용해 가상공간에서
팀원들의 상위자아와의 연결을 청하여
직관에 따라 치유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즉 다차원의 레이키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이 실험을 통해 내가 얻게 될 확신이
나에게 엄청난 자유와 안전함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한다.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가져올 위험성, 가령
상대방이 나의 언어로 압박감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줄고
언어로 표현하는 방식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하는
내 에고의 오래된 방식을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
이 과정을 거치면 설사 언어로 표현하게 되는 상황에서도
나 자신의 답답함을 치유 과정에서 스스로 충분히 알아준 상태이기 때문에
그 언어에 담긴 에너지가 훨씬 평화로울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내가 아무 것도 아니어도, 아무 역할을 하지 않아도
에너지 자체로 협력하고 있다는 충만함과 다차원의 헌신까지.
그야말로 존재함 그 자체로 증명할 필요없이 평화로운.
어제 이 실험을 착수했다.
그리고 놀라운 결과가 있었다.
몸치유 할 때도 전복을 시도하고 있다.
아픈 곳을 먼저 꾹꾹 누르며 그 부위를 누를 때 느껴지는
다른 신체 부위의 감각을 점검한 후에 경혈을 살펴보는 식으로.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 다들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가
저절로 알아지는 날도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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