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만난 장자 (김학주 옮김, 연암서가)
제20편 산목의 나무 467쪽
재목이 되지 못해 천수를 누리는 산속의 나무와
재질이 없어 죽음을 면치 못한 거위를 보고
어떻게 처신하겠는가 제자가 장자에게 묻는 장면
장자는 이렇게 답한다.
재목이 되는 것과 재목이 되지 않는 것 중간에 처신하겠으나
이는 옳은 경지인 듯하면서도 그릇된 것이어서 재난을 면할 수 없고
자연의 도와 덕을 타고서 떠다니며 노닐면 칭찬도 비난도 없을 것이라고.
한 번은 용이 되었다 한 번은 뱀이 되었다 자유로이 변화하고
한 번은 내려갔다 한 번은 올라갔다 조화로써 표준 삼고
만물이 시작되기 전의 상태에 떠다니며 노닐고
물건을 물건으로서 부리되 밖의 물건으로부터 물건으로서 부림을 받지 않으니
어찌 재난 같은 것이 있겠는가 하고.
책을 읽을 때 내 안의 리듬에 집중하여 속도를 조율하다보니 알아지는 게 있다.
경험을 통해 체화하며 알아진 것에 대해
신성은 이런 방식으로 답을 하며 자기확신에 힘을 실어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함은 종종
‘중도’라는 외피를 뒤집어쓰고 세상에 위세를 떨치나
실은 자기 안으로 깊이 들어가기 전 일어나는
일종의 회피 증세임을 저 깊이에서는 알고 있다.
그 상태에 오래 머물 때 사실 재난이 온다.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알게 하기 위하여.
재목이 되는 것과 재목이 되지 않는 것의 중간에 처신하는 것에 대한
장자의 관점을 나는 이렇게 수용한다.
한 번은 용이 되는 선택을 한 번은 뱀이 되는 선택을 자유로이 하며
하늘을 날기도 땅을 기기도 하는 것은
힘이 없는 자가 출 수 있는 춤이 아니다.
내면에 중심이 확고하게 선 자가 출 수 있는
리듬감 있는 자유로운 춤이다.
자유롭지 못할 때 자유롭지 못함을 깨닫기 위해
스스로 재난을 부르게 되는 게
이 세상의 법칙임을 그동안 체화해왔다.
혼란 속에 있을 때 나에게 묻는다.
나는 얼마나 자유롭게 춤을 추고 있는가.
무엇이 내가 중독되어 있는 족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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