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헌신자는 무조건적 사랑을 위한 노력이 자신이 헌신하는 목표와 대립되는 것을 불러일으키는 불쾌한 능력을 갖는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것은 “사랑은 정반대의 것을 끄집어낸다”는 간결한 영적 격언에서도 드러난다.
사랑과 평화는 무의식 속에 숨어 있는 뿌리 깊은 위치성에 의지하여 스스로를 방어하는 ‘에고’에게 최대의 위협임을 기억해야 한다. 사랑하지 않는 태도들은 여전히 현존하는, 생물학적이고 생존지향적이며, 어린 시절에 표면화되는 동물 뇌로부터 솟아났는데, 이러한 태도는 어린 시절에 부모와 사회의 압력으로 인해 억압, 부정, 억제, 반동 형성, 투사, 합리화라는 유명한 심리적 에고 기제를 통해 지하로 숨어든다.
- 호모 스피리투스 454쪽 -
오늘 아침 갑자기 생각난 장면
엄마가 어느 날 나에게 들으라는 듯이 이렇게 중얼거렸다.
"강희가 학교 갔다오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얘기했었는데...
요즘은 안 해서 서운해.."
내가 자라면서는 엄마가 가끔 내 눈치를 보며 이렇게 말했었다.
"강희 따귀를 때린 게 마음에 걸려.."
그랬다.
어릴 때 나는 종알거렸다.
왜 50원 동전이 10원 동전보다 더 작냐, 시계 바늘 길이는 왜 다르냐 엄마에게 질문을 해댔는데
평생 공부 못한 한과 열등감에 시달린 엄마는 그런 나에게 답을 해줄 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학교에 나를 일찍 넣어버렸다.
7개월만에 월반했다고 학교에서 짤려 내가 서럽게 울 때
엄마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나를 다시 학교에 보내고
학교 다녀 온 내가 엄마 앞에서 종알거릴 때 집안 일을 하며 즐겁게 들었다.
그러다 10살에 아빠 돌아가시고 엄마도 불안하고
대물림 된 가부장제 사고에 짓눌려 딸에게 상처를 주고
얼마나 아팠느냐, 미안하다 사과할 힘이 없어서 내게 그 소리를 못 하고
엄마에게 삐져 거리를 두면서 의젓하게 제 할 일 해내며
소통 거세라는 방식의 응징을 가하는 딸에게 조용히 섭섭한 마음을 그렇게 표현했었다.
내가 엄마에게 그렇게 형벌을 가하고 있었다,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 엄마의 사과를 애써 모른 척 하면서..
나의 억울함을 너무도 사랑하여 기억을 편집하며 그렇게 살았어..
그런 나를, 내게 그랬던 엄마를 오늘은 그냥 가만히 따뜻하게 안아준다.
사랑은 내가 모르던 그 모든 순간에도 언제나 그곳에 있었다.
일부러 모른 채 하거나 알아차리지 못한 세월이 길었을 뿐..
엄마와 화상통화를 하며 오늘 하루 일상을 나누고
아이들과 줌으로 만나 오늘 내가 깨달은 사랑의 다양한 얼굴을 나누며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했다.
딸이 인형에 얼굴을 묻고 많이 울었고 아들은 고양이를 끌어안고 조용히 듣고 있었다.
각자 오로지 자기 자신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자고 했다.
자신의 감정에 머물면서..
"사랑은 정반대의 것을 끄집어낸다."
증오, 분노, 용서, 사랑이 모두 다 사랑이다.
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는 오직 그 맥락이 분명할 때 단순명쾌해질 수 있다.
은총에 감사하고 빛으로 나아가기로 선택합니다, 주님 _()_
'둥그내 치유&성장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삶에 스스로 책임을 진다는 것 (0) | 2021.12.07 |
---|---|
인류가 모성에 심어온 환상 (0) | 2021.12.01 |
의분도 에고였다 (0) | 2021.11.28 |
걸림돌이 디딤돌이 되는 경험 (0) | 2021.11.17 |
아이의 영혼, 신성을 향한 기도 (0) | 2021.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