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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그내 치유&성장 일기

낭만에 대하여

둥그내 2021. 6. 17. 20:07

서로에 대한 ‘끌림’이 안개 속에 가리워져
‘그 정체를 알 수 없음’일 때
빛만 보고 싶어하는 마음에 낭만이 싹을 틔웠고
어쩐지 잘 자라지 못했다.

귀농한 지 3년만에 농사의 달인이 된 노모에게
아들이 그 비법을 물으니
‘그늘을 잘 다스리면 된다’고 했다는 사연을
몇 년 전 라디오에서 들었다.

그 몇 년 동안 빛 속에 깃든 그늘을 들여다보다
상대를 향했던 시선을 내게로 돌려 바라보자
내 마음 속 끌림의 정체가 하나 둘 드러나면서
올해에는 그늘 속에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낭만이 다시 자라기 시작했다.

어제 처음으로 꽃도 한 송이 피었다.
그 꽃이 속으로 하는 말이 들렸다.

‘당신은 참 소중합니다’

낭만을 이제 구걸하지 않는다.
놀이처럼 즐긴다.
누린다.


< 낭만에 대하여 >

궂은 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짙은 색스폰 소릴 들어보렴
샛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담사이로 짙은 색스폰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밤 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
돌아올 사람은 없을지라도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첫 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 올 곳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