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그내 치유&성장 일기

설 날 하루 전에

둥그내 2023. 1. 21. 16:20

둘째 언니에게 구안와사가 심하게 와서
어제 입원했다는 소식을 셋째 언니가 알려왔다.
눈꺼풀이 내려앉고 턱이 돌아갔다고 한다.

둘째 언니 삶의 여정을 가만히 떠올려보다가 톡을 보냈다.

‘둘째 언니 소식 들었어
걱정이 많겠다
엄마한테 나 준다고 흰 조끼 사서 맡겨뒀다면서?
고마워
설날 입고 인증샷 찍어 올릴게

언니가 내게 도움 청하면
엄마 때처럼 내일 아침부터 원거리 힐링 해볼게
언니가 마음을 열어야 에너지가 작용하거든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신뢰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언니의 사랑을 저 먼 스위스 손주들이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보면 좀 쉬울 거야
좋은 음악을 들으면 우리 몸이 반응하는 걸 떠올려봐도 좋고

엄마 때도 엄마가 기도하면서 온전히 내맡기고 계셔서 뭔가 일어난 거야
언니두 해볼래?
언니가 생각하는 가장 따뜻한 기억 속에 있으면 좀 도움이 될 거야

언니 지금 많이 외로울 거 같다’

톡을 읽은 것은 확인이 되었지만 답은 없었다.

오늘 아침 다른 때와 달리 일찍 눈이 떠졌다.
치유하라는 메세지로 여겨져 원거리 에너지 힐링을 하는데
에너지가 잘 들어가는 느낌..
치유 후 다시 톡을 보냈다.

‘늦잠을 자는 편인데 오늘은 아침 일찍 눈이 떠졌어.
언니가 표현은 못 했지만 도움을 청하는 신호로 여겨졌지.

치유를 진행하는데 에너지가 잘 들어가는 느낌이라
언니가 수용하고 있다는 확신이 좀 더 들었어.
다 끝났을 때 몸에서 엄청난 습기와 열기가 빠져나가더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조화.
언니 삶에 이 조화가 조금씩 회복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
자식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말이야.
그럼 좀 덜 외롭지 않을까.
어차피 누구나 죽는데, 삶의 허무를 말하며
너무 죽음을 향해 달려갈 필요는 없잖아.

언니에게 치유 에너지를 보낼 기회를 허락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언니에게 답톡이 왔다.
감사 인사와 자신의 현재 상태에 대한 설명과
에너지 힐링으로 빨리 나아지기를 희망한다는 메세지

내일이 명절이라 둘째 언니의 부재를 궁금해할 엄마에게
엄마가 걱정할까봐 쉬쉬하려는 언니들에게
사실대로 알리자고 했다.
이혼 후 엄마 걱정할까봐 쉬쉬했던 시간들이 돌이켜보면
말 하지 않아도 에너지로 다 느낄 수 있고 외려
부정적 상상력만 키운다는 경험이 있기 때문

설날인 내일 모여 엄마와 세째 언니는 기도를 하고
나는 그 기도 속에서 병원에 있을 둘째 언니를 떠올리며
에너지 힐링을 하기로 했다.

전화를 걸어온 언니가 울먹였다.
센 척, 쿨한 척 하던 언니의 긴장이 많이 녹아내린 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