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그내의 삶

엄마 손은 약손

둥그내 2021. 8. 11. 17:53

 

 

“산부인과 검사 받아보고 싶다셨어? 계속 아프셔?”
“응”
“글쿠나.. 그럼 검사하러 갈 때까지
엄마 손을 그 아픈 곳에 대고 엄마 손은 약손 해주셔.
엄마 지금까지 남들만 실컷 해주고
엄마한텐 정작 한 번도 못해주고 사셨지?
티비 볼 때도 계속 아픈 데 대고 엄마 손은 약손 해주셔~
엄마가 그러고 있을 때마다 나도 같이 할테니까.”

검진 며칠 후 세째 언니가 병원에 모시고 다녀왔다.
자궁 경부암 없고 이상무.

길상사 관세음보살 상은 독특하다.
부처도 성모마리아도 예수도 보인다.
세상 소리를 더 잘 보려는 듯 상체를 앞으로 조금 구부린 채
왼손은 가슴에 오른손은 밖을 향해

고요와 침묵 속에 만나지는 내면 아이가
저 가슴 속에 있고 그곳에 귀기울이면 느낌을 들려준다.
그 느낌을 따라가면 길이 있다.

“엄마, 그래도 계속 해주셔.
아픈 곳에 대고 엄마 손은 약손.
나도 같이 할게, 엄마 손은 약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