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꿈 (쥐 인간, 똥)
< 2주 전 >
간만에 방문한 옛 집
어둡다.
‘여기에도 불을 켜야할 텐데..’ 생각한다.
그때 어떤 남자가 보인다.
그 남자에게 쥐 같은 것이 마치 먹이를 달라는 듯 튀어오르고
그는 자신의 손을 뻗어 쥐들에게 반응한다.
그 모습을 보며 내가 생각한다.
‘저렇게 손을 내밀어주다간 손을 물릴 텐데..
저들은 쥐 모양을 한 사람인데.. 쥐 인간..’
그가 내민 손을 향해 쥐 인간이 이빨을 드러내어 물려는 찰나
꿈에서 깨어났다.
나의 그림자, 구원자 증후군에 대한 무의식의 가르침으로 해석한다.
< 오늘 >
나는 똥이 마렵다.
그러나 빈 화장실이 없다.
하는 수 없이 그냥 길에다 일단 똥을 쌌다, 10센치 정도 두 가락
그걸 휴지에 싸서 들고 처리하려고 화장실을 찾는데
가는 족족 누군가 안에 있어 처리할 수가 없고
그걸 들고 헤매니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슬슬 수군대는 느낌
곧 지인 가족 행사를 준비하러 가야하는데.. 어쩌나..
똥을 들고 일단 예정된 장소로 향하니 그곳에 화장실이 있다.
똥을 처리했다.
함께 행사를 준비하기로 한 선배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샤워를 한 후 행사 준비를 하겠다고 하니
“니가 정시에 안 나타나면 사람들이 궁금해하며 물을 텐데..
그래도 괜찮겠어?” 한다.
그럼 그냥 갈까..하다가..
에이씨, 지금 내가 씻고 싶은 게 중허지 싶어
샤워를 마치고 필요하다면 그들의 궁금증에 내가 답을 하기로 맘을 먹고
꿈에서 깼다.
지난 밤 재교육 아카데미 수업 준비를 위해
교재 공부를 하다가 잠들었다.
'경계선 설정' 파트
꿈을 깬 후 생각한다.
'똥'은 내가 오랫동안 맺어온 어떤 인연과의 사이에서
내 마음 속에 자리잡은 '억울함'이다.
이야기를 주로 들어주는 역할, 나의 어릴 때 습으로 고정된 그 역할과
그 역할이 빚은 상호의존, 종속 관계에서 내가 느껴온
피해자 의식과 그 결과물인 억울함
그 관계의 모든 책임이 나에게 있음을 깨달아온 과정
깨달은 후의 적극적인 실천인 '경계선 설정'
내가 그걸 요즘 열심히 하고 있군..
일단 억울함 똥은 잘 쌌는데 그걸 처리하는 게 쉽지는 않구나..
그러다가 또 생각한다.
'아니, 똥을 꼭 화장실에서 처리해야 해?'
그래, 저 고정관념을 깨면 된다.
걍 흙을 파고 땅에 묻으면 되지, 고양이처럼.
무의식은 내가 깨야할 고정관념만 보여주진 않았다.
친절하게 내가 이미 깬 고정관념도 알려주었다.
'가족 행사' 즉 가족이라는 고정된 어떤 관념에 매이지 않고
일단 나부터 씻고 보기로 한 나의 결정
나중 일은 나중에 처리하기로 한 나의 결정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만큼 힘이 생긴 나를
오늘 아침 기쁘게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