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그내 치유&성장 일기

모든 섬세한 것은 취약하고 위대하다

둥그내 2021. 1. 30. 09:39

- 넌 도대체 누굴 닮아 그러냐
- 다리 밑에서 줏어 왔다
- 할 수 없이 낳았다
- 한심하군, 꼴도 보기 싫다
- 뭘 이런 걸 갖고 그래. 유난 떠네 쯧쯧..

어린 시절 가족 안에서 듣는 저런 류의 표현들은
아이들에게 심각한 상처를 남긴다.
있는 그대로 사랑받을 수 없다는 절망을 몸에 새긴다.

섬세할수록 그만큼 취약하고 절망도 깊다.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 자체가 대단히 섬세해서
자신의 존재가 부정당할 때 두 가지 모습을 보인다.

- 자신을 몹쓸 작품으로 인식해서 아예 파괴하려든다.
- 의자 밑에 숨어 예쁨받는 캐릭터를 수집한 후 그 캐릭터를 연기한다.

어느 쪽이든 참 자아는 질식 상태
극한까지 자신을 몰아부치는 이들은 대부분
대단히 섬세한 에너지체를 지닌 그래서 취약한 이들

이들이 죽음이 아닌 삶을 선택해 끝끝내 살아내면
어느 순간 자신의 섬세한 에너지체와
그동안 학대해온 자신의 육체를 조응시킬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찾아낸다.

목요일 탱고에 섬세하여 취약한 이들이 모여있다.
서로에게 그동안 찾아왔던 섬세한 에너지체가 되어
움직이다보면
오랫 동안 학대해왔던 몸이 비로소 섬세함에 눈을 뜬다.

여인은 문득 문득 울컥한다고 했다.
섬세한 만큼 상처가 깊은 에너지체가
자신의 육체를 섬세하게 다루며 사랑하는 순간에
자신이 갈망해왔던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눈물이 나는 것이리라.

질식해가던 신성에 숨이, 빛이 들어갈 때 일어나는
화엄의 순간, 꽃이 활짝 피어나는 그 순간에는
꽃향기마저 코에 감돈다.

그 꽃이 말했다.
“이제 나는 사는 게 재밌어요. 내가 너무 멋있어!!" 
 
어제 그 꽃이 내게 세션을 청했다.
두 시간 세션을 마친 후 그 꽃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영원한 내 편은 나인 게 든든! 
탱고는요, 내가 내 편 되기로 결심하니까
신이 내 주머니에 슬쩍 찔러넣어준 사탕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