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란 게 있을까
군대 가서 어쩌면 휴가를 한 번도 못 나오고
내년 봄 제대할 거 같은 H군을 페부기가 보여준다.
7년 전 함께 계방산 갔을 때..
- 40년만에 꿈에 나타난 돌아가신 아부지
- 이 사건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기로 마음 먹은 나
- H군 군기 빡 센 11사단 배속
- 코로나 발발
- 친구의 소개로 페북을 통해 알게 된 헤일로라는 사람
- 그녀의 2년치 블로그 정주행
- 에세네 4바디 힐링스쿨에서 치유와 공부 시작
- 코로나로 윗 사람은 전역하고 신참은 안 들어와
졸지에 부대장까지 맡게 되면서 몹시 힘들어진 H
- 동굴 속에 들어가 있는 H와 통화하며 미어지던 가슴
- 치유하는 과정에서 느껴진 가슴에 박힌 못
- 알아주고 달래주자 서서히 빠져나오던 못
- 내 못이 빠진 후 어느 날 갑자기 전화를 걸어온 H
“엄마, 힐링캠프 자원자 받길래 손 번쩍 들고
저의 자폐 경험 털어놨더니 제가 뽑혔어요!”
- 내가 첫 발 떼자마자 자신의 그림자를 품고 드러낸 H
- 힐링캠프에서 후배들 돌보며 내년 제대를 기다리는
그동안 못 쓴 휴가 다 합쳐져
조금 이른 제대가 이루어지기를 꿈꾸는 H
- 가족들에게 심지어 가끔 DJ처럼 음악도 띄우는 H
이 세상에 과연 우연이란 게 있을까 싶을만큼
세상 일이란 게 나의 ‘선택’과 ‘반응’들로
촘촘하게 얽혀있음을 느낀다.
나도 H도 용기내어 선택하지 않았다면
녀석은 지금 이 추위에 빡센 11사단에서
어떤 현실을 만나고 있었을까
그런 그를 바라보는 나의 현실은 또 어땠을까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다
어제는 다른 이에게 에너지를 동조해주며
내가 에너지체가 되었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느꼈다.
크리스마스 때 방 안에 가만히 앉아
따뜻한 캐롤을 들으며
나의 감사하는 마음을 여기저기 마구 왕창
뿌릴 생각??✨❤️